지방선거 끝나 조만간 내정할 듯…청문회 일정 불투명 치안공백 우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6·1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이을 차기 경찰 총수가 조만간 내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조직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대 경찰청장인 이 청장은 오는 6월30일 만 60세 정년을 채워 경찰 조직을 떠나야 한다. 정년퇴임하는 경찰청장으로는 최초이고, 중도사퇴 없이 퇴직하는 청장으로는 13대 이택순·19대 강신명 청장에 이어 3번째다.
통상적 절차대로라면 늦어도 청장 퇴임 1개월 전에는 내정자가 발표돼야 국회 인사청문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제때 임명될 수 있다. 이 청장 퇴임까지 약 2주가 남은 만큼 당장 내정자가 발표되더라도 일정이 빡빡하다.
경찰 내부에서는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등 정치상황에 따라 청장 임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거에 참패한 보수야권에서 정계개편이 시작되면 상임위원회 구성도 늦어져 청문회 개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철성 청장 퇴임까지 내정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경찰청 차장 직무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 큰 현안이 쌓인 상황에서 경찰 수장을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많다.
한 경찰관은 "국내 치안을 책임지는 14만 조직 수장 자리를 정치상황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비워두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문"이라며 "청와대가 선제적으로 내정자를 발표해 국회의 움직임을 끌어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은 통상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6명 중 1명으로 지명된다. 같은 치안총감인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수평이동한 전례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치안정감 가운데서 내정돼 후보군은 늘 정해져 있다.
경찰청장 후보인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서울·경기남부·인천·부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이다.
애초 이주민 서울경찰청장(경찰대 1기)이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으나 '드루킹'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터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맹공격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찰개혁 과제를 총지휘하는 민갑룡 본청 차장(경찰대 4기)도 하마평에 종종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기획통으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방경찰청장 경험이 전무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기창 경기남부청장(경찰대 2기)·조현배 부산청장(간부후보)·박진우 경찰대학장(간부후보) 역시 모두 잠재적 후보군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인 박운대 인천청장(경사특채)은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후보군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법상 경찰청장 후보가 내정되면 경찰위원회 동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공식 임명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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