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군의원 출신 더불어민주당 장정민 후보, 467표 차 당선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백령도 등 최북단 서해5도를 관할하는 인천 옹진군수 선거에서 2002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3선 군의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장정민(48) 옹진군수 당선인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연평면장 등을 지낸 자유한국당 김정섭(60) 후보와 개표 막판까지 근소한 차이를 유지하다가 최종 득표율 40.32%로 당선을 확정했다.
개표율이 70%를 넘어선 시점에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10%에서 2% 안팎으로 급격히 줄었으나 장 당선인은 김 후보의 추격을 끝내 뿌리치고 승리했다.
인천 지역 나머지 9개 군수·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10%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1·2위의 최종 득표율 격차가 3.48%(467표)에 불과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역대 민선 옹진군수는 1∼3기 조건호 군수와 4∼6기 조윤길 군수 등 단 2명뿐이다.
한번 군수에 당선되면 현직 군수가 연임 제한이 걸리는 3선까지 무난하게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직 군수의 강세 현상은 섬으로만 구성된 옹진군의 지리 특성과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 정서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옹진군은 유인도 23개 등 100여개 섬으로만 구성된 지자체다. 2주 남짓한 선거운동 기간에 각 정당 후보가 모든 섬을 방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치 신인은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다. 평소 섬을 자주 돌며 주민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다져온 현직 군수가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 조윤길 현 옹진군수가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함에 따라 무소속 후보 3명을 포함해 여야 후보까지 5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 조건호 군수가 당선된 이후 16년 만에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것은 최근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코앞에 둔 서해5도는 제 1·2 연평해전과 천안함 침몰 사건 등이 발생한 접적 지역이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담긴 서해 평화수역 조성 계획이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완성되면 더는 안보 불안에 시달리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이 이번 표심에 반영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장 당선인은 5∼7대 옹진군 의원을 지낸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7개 면에서 낮은 자세로 차별 없는 군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4일 "현명한 선택을 받아 군민들을 섬길 기회를 얻었다"며 "'옹진군이 변해야 한다'는 군민들의 갈망이 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지지했든 그렇지 않든 모두 옹진군민"이라며 "이제는 하나가 돼 함께 힘을 합쳐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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