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심 핵능력 제거 초기조치 암시…후속회담서 논의"

입력 2018-06-14 14:06  

"북미, 핵심 핵능력 제거 초기조치 암시…후속회담서 논의"
안보전략연구원 분석…"후속 회담 北대표 리용호 외무상 가능성"
"北은 빠른 비핵화·美는 완전한 비핵화 수용…정치적 타협"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초기조치로서의 핵심적 핵능력 제거(프런트 로딩·front-loading) 방식이 암시됐으며 후속회담에서 대담한 초기조치가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북미정상회담의 특징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북한 비핵화의) 비가역성의 기준으로 '20%의 비핵화'가 제시됐다"며 "비핵화 초기조치로서 프런트 로딩 방식을 암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20%만 진행하면 되돌릴 수 없게 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구원은 핵무기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나 반출이 핵심적 핵능력 제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북미 후속회담에서 핵심적 핵능력 제거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수차례에 걸친 고위급·실무급 사전협의를 거쳐 이미 상호입장을 충분히 이해한 상황이므로 대담한 초기조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의 후속회담 북측 대표로는 리용호 외무상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는 정보라인을 가동했으나 공동성명 이행 과정에는 북한 외무성과 미국 국무부 라인을 가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은 공동성명 이행 차원에서 당·정·군 유관부서가 참여하는 '상무조'(TF)를 구성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리수용 당 부위원장이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연구원은 추정했다.
연구원은 북미 간 후속 고위급회담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7월 27일 판문점 종전선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고위급회담 진행이 미진하면 2차 북미정상회담이나 9월 열리는 유엔 총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 반응과 관련해서는 "주민과 간부 들은 대미 관계 개선에 따른 경제발전 및 주민생활 향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동성명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시에 지나친 기대나 일부의 반감을 완화하기 위해 사상교양 사업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 간 과도한 밀착을 경계하면서 조기 방북을 추진할 것으로 보면서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북미 공동성명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빠른 비핵화'를 수용하는 대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수용한 것"이라며 정치적 타협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개념이 검증 가능성과 비가역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미국에 전달했고 미국이 이를 양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공동성명의 합의사항 4개 항 중 비핵화가 세 번째로 배치된 것에 대해 "쌍무 정상회담 성격상 '새로운 관계 수립'이 1순위로 선행한 것"이라며 "비핵화는 새로운 관계 수립이라는 목표로 가는 과정이자 수단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공동성명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 등으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남북관계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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