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1R 노보기 4언더파 선두권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아유, 그런 건 이제 내려놓은 지 오래죠. 더구나 첫날인데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투어에서는 9년째 뛰는 안송이(28)가 아직 우승이 없는 사실을 일종의 '미스터리'로 여긴다.
투어 정상급 장타력에 아이언샷이나 그린 플레이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선수지만 이상하리만큼 우승과 인연이 없다.
1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안송이는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은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개인 최소타를 1타 더 줄였다.
2014년부터 이곳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안송이는 2년 전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고 공동 9위에 오른 바 있다.
안송이는 "오늘처럼만 샷이 되면 하나도 겁날 게 없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의 악명 높은 러프가 올해는 길지 않아 티샷을 마음껏 때릴 수 있었다는 안송이는 "두려움이 없는 탓에 티샷도 오늘따라 똑바로 가더라"고 말했다.
그린 공략도 전에 없이 수월했다고 안송이는 밝혔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그린이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송이는 10번홀, 14번홀(파5), 16번홀(파4), 그리고 2번홀(파5)에서 차례로 버디를 잡았다.
16번홀 4m 버디를 빼고는 파5홀 세곳에서는 모두 2m 안쪽에 붙여 쉽게 타수를 줄였다. 12번홀에서는 두번째샷을 거의 그린까지 보내 탭인 버디를 잡았다.
안송이는 "그린을 놓친 게 네 번인데 어렵지 않게 파세이브를 한 것도 좋은 스코어를 낸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난도 높기로 유명한 코스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지만, 안송이는 애써 들뜬 표정을 감췄다.
"나만 잘 친 게 아닐 거로 생각했다"는 안송이는 "첫걸음은 잘 뗐지만, 아직 사흘이나 남았다"고 말했다.
우승 없이 196경기째 출전한 안송이는 "이제 우승 소식을 전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유, 이제 (우승 욕심은) 내려놓은 지 오래"라면서 "내일도 오늘만큼 잘 되면 모를까…"라고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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