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아이티 정부가 자국에서의 성매매 비행이 드러난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영국에 대한 영구 활동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티 정부는 옥스팜의 영국 지부가 법과 인간의 존엄성 등을 위반했다며 일종의 외교적 기피인물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정했다.
앞서 아이티 정부는 지난 2월 스캔들이 드러나자 옥스팜에 대해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2개월간 운영을 잠정 중단시켰다.
다만 옥스팜 영국 외에 옥스팜 이탈리아나 스페인, 퀘벡 지부는 계속 아이티에서 활동이 허용된다.
옥스팜은 "2010년 지진 이후 일부 옥스팜 직원이 아이티에서 행한 일은 완전히 잘못됐다. 이에 대해 아이티 정부와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 이번 결정이 실망스럽지만 이해가는 조치라고 밝혔다.
옥스팜은 아이티에서 물과 위생시설 관리, 허리케인 피해로 황폐화된 지역 재건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아이티 전역에서 진행 중인 1천100만 파운드(한화 약 160억원)의 프로젝트 중 영국 지부가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호단체 업무를 관장하는 아이티의 아비올 플뢰랑 장관은 해외 구호단체를 좀 더 세밀히 통제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2010년 중남미의 가난한 섬나라 아이티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 2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옥스팜은 강진 발생 이듬해인 2011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아이티 사무소장 등 직원들이 성 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 매수를 한 옥스팜 직원 중 일부가 목격자들을 위협했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옥스팜의 내부 보고서가 2011년 작성됐지만 뒤늦게 공개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옥스팜은 자체 조사 뒤 직원 3명을 해고했으며, 현지 소장을 포함한 다른 3명은 자진 사퇴했다고 해명했다.
페니 로렌스 옥스팜 부대표에 이어 마크 골드링 대표 역시 연내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옥스팜은 스캔들 이후 수천명의 기부자를 잃는 것은 물론 영국 정부의 지원 철회 등의 위기를 겪었고, 결국 지난달 영국에서 100명의 직원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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