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이래 계속된 '군 출신 배제' 전통 깨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국방장관에 처음으로 현역 군 장성을 임명했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전날 국방장관 대행을 맡고 있던 조아킹 시우바 이 리마 육군장성을 정식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측근과 보좌진의 만류에도 이번 결정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 지난 1999년 국방장관직이 생긴 이래 군 출신이 장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 정부(1995∼2002년)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정부(2003∼2010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2011∼2016년)에서는 법조계 인사와 외교관, 정치인이 국방장관을 맡았다.
브라질이 국방장관에 군 출신을 배제한 것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대한 기억 때문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군사정권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군 장성을 국방장관에 임명하면서 여론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 부정적 82%, 보통 14%, 무응답 1%로 나왔다. 군사독재정권이 끝나고 민주화가 이뤄진 이후에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응답자의 92%가 오는 10월 대선에서 테메르 대통령이 미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지원하는 후보를 찍겠다는 답변은 7%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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