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방식엔 "심각한 판단 실수" 등 비판
대선당시 FBI 요원 새 문자메시지 내용 공개 "트럼프가 대통령 되는 것 막겠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재작년 미국 대선판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클린턴 이메일 수사'에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정치적 편견으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법무부 감찰 결과가 14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이 지휘하는 법무부 감찰팀은 이날 발표한 50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우리는 검찰의 최종 판단이 편견이나 다른 부적절한 고려에 영향받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그 판단은 사실에 대한 검찰의 평가, 법, 과거 관행에 근거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FBI가 대선 기간 편향된 수사를 통해 자신에게 타격을 주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편들면서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번 감찰결과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감찰팀이 이번 보고서에서 클린턴 전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하지 않기로 한 FBI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코미는 FBI 국장으로 재임하던 재작년 대선 당시 두 차례나 클린턴 이메일 수사를 돌연 시작했다가 종결하면서 대선 정국을 요동치게 한 인물이다.
코미는 재작년 7월 클린턴 후보가 국무부 장관 시절 사설 이메일 서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가기밀을 포함한 공문서를 주고받은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가 클린턴의 '부주의'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불기소 의견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선일을 불과 11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재수사를 발표하고 다시 9일 만에 사실상 무혐의 종결을 선언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코미가 클린턴의 혐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찌감치 불기소로 방향을 잡고 수사를 해 오히려 클린턴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는 FBI가 자신을 낙마시키려고 대선 캠프에 첩자를 심었다는 주장까지 제기했었다.
보고서는 코미의 정치적 편향 의혹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줬지만 당시 수사 방식에 대해서는 잘못을 지적했다.
특히 코미가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재개할 때 "심각한 판단 실수"를 저질렀으며 FBI의 정상적 수사 절차를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코미가 2016년 7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혐의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통상 이런 내용의 발표는 FBI가 아니라 법무부가 해왔음을 문제 삼았다.
코미가 법무부의 권고를 어기고 FBI의 재수사 결정을 의회에 공개한 점 등도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감찰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파 수사' 주장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맡았던 핵심요원 피터 스트르조크와 리사 페이지가 주고받은 새로운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페이지는 당시 불륜 관계였던 스트르조크에게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안 되겠지? 그렇지? 그렇지?"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스트르조크는 "그렇지. 그렇지. 그는 (대통령이) 안 될 거야. 우리가 그것을 막을 거야"라고 답신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들의 정치적 편견이 특정한 수사 행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법무부 감찰 보고서 내용 중 코미를 비판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보고서는 코미의 행실과 일부 FBI 요원들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대통령의 의심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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