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야생동물 코요테는 이제는 낮에 다람쥐나 새를 잡아먹기보다 밤에 쥐나 토끼 같은 야행성 동물을 먹잇감으로 찾는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있는 검은 영양은 낮보다는 밤에 물을 찾아 움직이는 등 야행성 행동을 보인다.
낮에 활동하는 포유동물들이 인간을 피해 이처럼 야행성으로 변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환경과학·정책학부의 케이틀린 게이너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6개 대륙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장치 등을 이용해 다양한 포유동물의 활동을 조사한 기존 76개 연구 결과의 자료를 분석했다.
게이너는 62종의 포유류를 다룬 이번 연구에서 과거 공룡이 멸종된 이후 포유동물들이 주간에 활동을 시작했다며 "지금은 인간이 지구 도처에 있는 무서운 존재로, 다른 모든 포유동물을 다시 야간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유동물이 산행, 사냥, 농경, 도로 건설 등 주로 낮에 이뤄지는 인간의 '방해 활동'을 피해 밤에 먹이를 찾아 나서고, 이는 다른 종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고강도' 방해 활동은 포유동물들의 야행성 활동 비율이 1.3배 증가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간의 활동 유형, 포유동물의 덩치와 서식지 형태, 육식 여부 등은 야행성 증가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인간에 대한 공포를 포유동물 야행성의 주요인으로 꼽고 다만 먹이 확보 용이성, '빛 공해'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너는 "낮 활동에 적응한 많은 종이 먹이를 찾거나 포식동물을 피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밤에 더 활동적이면 짝을 찾을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으로 포유동물의 생존은 물론 번식 능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이너는 "취약한 종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의 방해를 전혀 받지 않는 야생보호구역들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며 "낮의 일정 시간에 동물들이 활동할 수 있게 인간 활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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