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기대 접었나…식품업계 마케팅 '미적지근'

입력 2018-06-19 06:15   수정 2018-06-29 09:11

월드컵 16강 기대 접었나…식품업계 마케팅 '미적지근'
"대형 이슈에 가리고 평창에 밀리고"…非후원사는 관련 단어 사용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팀 첫 경기가 치러졌음에도 식품·외식 업계의 월드컵 마케팅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북한 이슈와 지방선거 등 대형 이슈가 월드컵을 가렸고, 무엇보다 한국팀의 '죽음의 조' 배정으로 '기대 심리'가 위축돼 특수를 바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심리가 깔려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앞세운 TV 광고를 내놓고, 서울 코엑스 인근에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과거 뜨겁게 달아올랐던 월드컵 마케팅과 비교하면 올해는 한층 열기가 '미적지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2014년 약 100명의 응원단을 브라질 현지에 보냈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응원단 파견 계획이 없다.
2014년 당시에는 개최국 브라질에서 출발해 약 9개월에 걸쳐 월드컵 진품 트로피를 한국을 비롯해 90여 개국에 선보였지만, 올해 이 같은 '트로피 투어' 일정에 한국은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월드컵이 낀 해는 편년보다 콜라 매출이 1.5배 늘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올해는 확실히 이전 대회만큼 분위기가 뜨겁지 않다"며 "이에 맞춰 관련 마케팅도 잠잠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월드컵이라는 대목을 맞았지만, 굽네치킨은 특별한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이번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오후 9시로 야식을 시켜먹기 좋은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만약 한국 팀이 승전고를 울리거나 16강에 진출하는 등 '이변'이 생기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올해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이슈가 '매머드급'으로 몰아치는 데다가 최근 지방선거까지 치러지는 등 대형 이슈가 많았던 점을 꼽는다.
올해 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국내에서 개최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업체나 스포츠 마케팅 관련 예산은 정해져 있을 텐데, 연초 국내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통에 상당 부분을 그쪽에 쏟아부은 곳이 많다"며 "국내에서 열리지도 않는 월드컵에 힘을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가 벌이는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에 대한 제재가 한층 강해졌다는 점도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 때에는 '축구하는 뽀로로와 크롱', '레드벨벳 케이크' 등 '월드컵 케이크' 2종을 내놨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SPC 관계자는 "공식 후원사가 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공식 후원사가 아닌데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가는 '철퇴'를 맞기 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재를 피해 조심스러운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도 있다.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비슷한 말이나 연상되는 이미지만 제공하는 식이다.
롯데멤버스는 여름을 맞아 자체 포인트인 엘포인트(L.POINT) 제휴사를 이용하면 '2018 세계축구대회' 우승국 항공권 등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월드컵이란 단어 대신 '세계축구대회'라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말을 끄집어낸 것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만큼 관련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미노피자는 한국팀의 스웨덴전과 독일전이 열리는 18일과 27일 KT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피자를 반값에 파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홍보 이미지는 빨간색과 파란색 바탕을 섞어 '태극전사'가 연상되도록 했지만, 그 어디에도 '축구' 혹은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KT와 함께 진행하는 제휴 프로모션으로, 공식 후원사가 아니다 보니 관련 단어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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