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이사 해임안' 표결…신동빈, 보석 신청하며 경영권 방어 총력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96) 명예회장의 아들인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4)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또 한 번 경영권을 두고 맞붙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직접 주주제안안건으로 제출한 것이다.
주총 일자는 오는 29일 또는 30일로 예상되며, 장소는 도쿄 신주쿠(新宿) 롯데홀딩스 본사가 유력하다.
이들 형제의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5년 7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 4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하며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이번 주총은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의 부재 상태에서 열리는 첫 주총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시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신 전 부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자신을 다시 이사로 선임해달라고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당시 입장 자료를 내고 "일련의 위법행위로 롯데그룹에 큰 혼란을 초래해 사회로부터 신뢰를 훼손시킨 신동빈 씨에 대해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부재중인 현 상황이 앞선 네 차례의 주총과 달리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은 범죄행위에 엄격하다. 일본 사람이었으면 이사 자격도 유지 못 하는 것이 현지의 관례"라며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당위성을 주장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제외하면 종업원지주회나 관계사, 임원 지주회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롯데그룹은 일단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우호적인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총이 신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열리는 점은 롯데로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신 회장은 앞서 4차례의 주총 때마다 주총 직전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일본에 머무르며 롯데홀딩스 대주주와 이사진을 만나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강조하고 의혹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소해왔다.
신 회장이 최근 법원에 보석을 신청한 것도 주총에서의 경영권 방어가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신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는 한국 롯데 임원들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상대로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분위기에 큰 변화가 있을 거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부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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