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구걸행위 허가받아야"…지방정부 수용? 거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공공장소에서의 구걸행위 금지를 놓고 스웨덴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의 한 지방의회가 구걸행위 허가제를 도입하기로 해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서쪽에 있는 에스킬스투나 의회는 지난 14일 이 도시의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구걸하려는 사람은 사전에 경찰에 허가를 신청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에스킬스투나 의회의 지미 얀손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구걸허가제는 구걸행위를 금지하는 것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으며 구걸행위를 더 좋게 규제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얀손 대변인은 "이 제도가 홈리스 자선단체나 다른 자선단체와 접촉한 사람들을 돕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움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도 에스킬스투나 의회의 결정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스웨덴 중도당의 한 대변인은 '구걸행위 허가제'에 대해 구걸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힌 뒤 전국적으로 구걸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스웨덴에서는 최근 몇 년간 구걸행위 금지 문제가 반복해서 정치논의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스웨덴 법무부 장관은 전국적인 구걸행위 금지를 배제한다면서도 스웨덴 정부가 조직화한 단체가 사회적 취약자들을 착취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걸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는 행위를 불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스웨덴의 우파 정치인들은 구걸행위를 전국적으로 아예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에스킬스투나 의회는 오는 10월부터 구걸행위 허가제를 도입할 방침이나 이 제도는 카운티행정위원회가 시행 이전에 이를 뒤집을 수 있다.
스웨덴 남부도시 벨링에 지방의회는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구걸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으나 지방정부가 이를 거부했고, 지방의회와 지방정부 간 법정 싸움까지 간 끝에 올해 2월 법원이 구걸행위가 사람들의 생활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며 지방정부의 손을 들어줘 구걸행위 금지를 번복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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