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매년 무더위를 앞두고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올여름은 전력 공급상황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8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철(6∼8월) 설비용량 예상치는 약 118GW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용량이란 국내 모든 발전설비를 동원해 생산해낼 수 있는 전력 규모를 의미한다.
겨울철인 올해 2월 기록했던 역대 최대 전력수요가 약 87.6GW였음을 감안해 올여름 예상 최대 전력수요를 90GW로 가정한다면, 28GW 정도 여유가 있는 셈이다.
올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를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이유는 대부분 겨울철에 그 해의 최대 전력수요 기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시점을 살펴보면 ▲ 2009년 12월(6만6천797MW) ▲ 2010년 12월(7만1천308MW) ▲ 2011년 1월(7만3천137MW) ▲ 2012년 12월(7만5천987MW) ▲ 2013년 1월(7만6천522MW) ▲ 2014년 12월(8만154MW) ▲ 2015년 2월(7만8천790MW) ▲ 2016년 8월(8만5천183MW) ▲ 2017년 12월(8만5천133MW) ▲ 2018년 2월(8만8천238MW)로, 2016년을 제외하고는 계절상 모두 겨울이었다.
지난 10년간 매년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와 설비용량 추이를 살펴보면,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방향으로 그 간극이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2008년 여름철에는 설비용량이 7만353MW, 최대전력 수요가 6만2천794MW로 그 차이가 7천559MW였지만, 2013년에는 1만1천66MW, 2014년 1만2천873MW, 2015년 1만9천530MW, 2016년 1만4천586MW, 2017년 2만8천883MW로 갈수록 간극이 커지고 있다.
설비용량에서 고장이나 예방 정비를 위해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춘 설비들의 발전량을 뺀 개념인 '공급능력'에서 최대 전력수요를 뺀 '공급예비력'도 이번 달 9∼26GW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재 정비 중인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설비가 다시 가동되면 공급예비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추산으로 7월에 7.4GW, 8월에 2.8GW 등 올 여름철에 약 10GW 이상이 더해질 전망이다.
공급예비력이 5GW 밑으로 떨어져 전력수급 위기경보가 발령되는 상황도 지난 2013년 8월(당시 공급예비력 4.7GW) 이후 아직 없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전력설비를 확충하는 것보다 오히려 기존 설비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을 발전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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