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R 5언더파 맹타…장수연·최혜진과 공동 선두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 여자 골프 최고의 무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무명 여고생 아마추어 돌풍이 몰아쳤다.
1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2회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이지현(18·충북 영동산업과학고3년)이 5언더파 67타를 때려내 2라운드 합계 8언더파 136타로 공동 선두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첫날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5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이지현은 2라운드에서는 3개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무려 7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이지현은 국가대표는 커녕 해마다 20명가량 뽑은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선발된 적이 없어 아마추어 주니어 무대에서도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
지난해 매경솔라고배 우승 등 상승세를 앞세워 처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섰지만 첫날 80타를 넘긴 데 이어 이튿날 기권하고 말았다.
이지현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출전했다"는 이지현은 "어제부터 아이언샷과 퍼팅이 너무 잘 됐다. 오늘도 경기 초반에 진짜 실력이 나올 뻔했는데 위기를 잘 넘기고 후반에는 퍼트가 쏙쏙 들어가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25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이 일품인 이지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가장 긴 전장(6천869야드)을 자랑하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파 4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모두 아이언으로 쳤다.
프로 대회에는 처음 나왔다는 이지현은 "컷 통과가 목표였다. 앞으로 남은 이틀 동안은 프로 선배들한테 가능하면 많이 배우는 게 목표이고 순위는 신경 안 쓰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스크린 골프장을 하는 아버지 이성삼(62) 씨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잡은 이지현은 고교 때까지 거의 스크린 골프로 골프를 익혔다.
올해부터 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 장학생으로 뽑혀 연습 환경이 부쩍 좋아졌다는 이지현은 "내년에는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면서 "박성현 선배처럼 거리도 많이 나고 박인비 선배처럼 퍼트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지난 2003년 송보배 이후 없다.
장수연(24)과 최혜진(19)도 8언더파 136타, 공동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오지현(22)이 7언더파 137타로 1타 차 단독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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