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 "외국인 거주자 목소리 들을 때 됐다"

입력 2018-06-16 09:50  

법륜 스님 "외국인 거주자 목소리 들을 때 됐다"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첫 즉문즉설 강연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에 온 지 8개월 된 미국인입니다. 여기서 직장을 구해서 출근을 앞두고 있는데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을 기르고 싶어요."
지난 15일 저녁,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어느새 150여 석을 꽉 채웠다.
즉석에서 고민을 듣고 답을 해주는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이 처음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강연이었다.
타국에서의 첫 출근을 앞두고 걱정하는 외국인에게 스님은 "한국에서 이틀 전에 선거가 있었는데,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 조급해하면 뭐하느냐"며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결과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회사에 가서 일이 주어지면 그때부터 연구하고 해내면 되는데 미리 생각하면 걱정만 커진다"며 "왜 불안한지 근원을 찾다 보면 불안할 이유가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조언했다.
영어 통역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려움부터 삶의 본질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스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지한 표정으로 귀 기울이던 이들은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박수로 화답했다.
강연에 앞서 만난 법륜 스님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었는데 이는 총인구의 4%에 해당한다"며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소수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이들의 목소리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의문을 가지고 사는지 대화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국내외에서 외국인 대상 강연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외국인들과 이야기한다고 특별히 다른 목표의식은 없고 명쾌한 답을 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대화하면서 자신의 고민이 별일 아니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의 주례사', '법륜스님의 행복' 등 베스트셀러를 쓰기도 한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전해왔다. 그의 즉문즉설 강연 유튜브 영상 통합 조회 수는 1억 건이 넘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 활동도 해온 그는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서는 "큰 틀에서 (북한의) 비핵화 등이 합의됐지만 민간 영역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나무 심기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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