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차례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성적 2승 4무 7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무적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1차전 이틀을 앞두고 감독을 바꾸는 '극약 처방'을 내렸지만 12년 만에 1차전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스페인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0-1, 1-2로 끌려가다 후반 10분과 13분에 지에구 코스타, 나초 페르난데스의 연속 득점으로 3-2 역전했을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후반 43분에 포르투갈의 간판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결국 승점 1에 만족하게 됐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율렌 로페테기 감독이 불과 이틀 전에 경질됐기 때문이다.
2016년 7월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로페테기 전 감독은 재임 기간 A매치 20경기 무패(14승 6무)로 팀을 잘 이끌었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대회가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앞두고 팀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고 페르난도 이에로를 새 감독에 앉혔다.
이에로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국가대표 명수비수 출신이지만 감독 경력은 특출난 것이 없다.
2014년 레알 마드리드 코치, 2016-2017시즌에는 스페인 2부리그인 오비에도를 지휘한 것이 전부다.
이날도 스페인은 전반 4분만에 포르투갈에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코스타가 0-1과 1-2에서 연달아 동점골을 넣었다.
또 페르난데스의 역전골까지 나오면서 스페인은 2010년 월드컵 우승팀다운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호날두에게만 세 골을 얻어맞으며 결국 무승부에 그쳤다.
스페인은 월드컵 첫 경기에 약한 징크스가 있다.
강팀들이 대개 대회 후반부에 컨디션을 맞추고 출전하기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스페인은 특히 심했다.
1962년 이후 이번 대회까지 13번의 월드컵에서 1차전 성적이 2승 4무 7패에 불과하다.
4년 전인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1-5로 참패했고, 우승을 차지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스위스에 0-1로 졌다.
1차전 승리는 2002년, 2006년 두 번이 전부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1차전 패배에서 벗어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지만 3-2 리드를 지키지 못한 장면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 이란, 모로코와 함께 B조에 편성돼 큰 이변이 없는 한 조 2위는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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