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에서 15일(현지시간) 이란 대표팀이 모로코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두자 이란 곳곳에서는 밤새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란은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에 모두 5차례 출전했다.
아시아에서는 최강 수준의 실력이지만 이란의 유일한 승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예선 미국전(2-1)이다.
20년 만의 승전보에 이란 국민은 길거리로 뛰쳐나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모로코전이 끝나자마자 시민들은 테헤란 주요 도로를 '점령'하고 부부젤라에 맞춰 "이란, 이란"이라고 외쳤다. 지나가는 차들도 경적을 울리면서 승리를 축하했다.
이란은 미국의 핵합의 탈퇴와 대이란 제재 재개를 앞두고 시름과 걱정이 깊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회사 나이키가 자국 정부의 제재를 이유로 이란 대표팀에 축구화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해 이란에서 공분을 샀다.
그리스, 코소보와의 평가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취소됐다.
이날 승리가 더욱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터다.
축구팬 모하마디(25)씨는 "아무리 이란을 괴롭혀도 우리는 축구로 이란의 힘을 과시했다"면서 "이란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기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자신 트위터에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축구 대표팀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적었다. 이란 의회 의장, 외무장관 등 고위인사들도 잇따라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란에서도 주요 극장과 카페에서 월드컵 단체 관람 이벤트가 열려 수십∼수백 명씩 모여 자국의 월드컵 첫 경기를 지켜봤다.
이란에서 가장 큰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도 단체 관람이 계획지만 안전을 우려한 이란 당국이 당일 오전 취소하기도 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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