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선거 유세 공격적·보도환경 편파적"…유럽 참관단 지적(종합)

입력 2018-06-16 18:41  

"터키 선거 유세 공격적·보도환경 편파적"…유럽 참관단 지적(종합)
터키 정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반박
"야당 지지자 투표함 파악해 특별작업하라" 에르도안 발언 영상 유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파견한 선거참관단이 이달 24일 치러지는 터키 대선·총선의 공정성과 안전보장 문제를 우려했다.
OSCE 선거참관단은 15일(현지시간) 터키 조기선거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번 선거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분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선 유세는 상대 후보를 적대시하는 경향을 보이며 팽팽한 대치구도가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OSCE는 "모든 후보가 서로를 비방하는 거친 표현을 구사한다"면서, 특히 "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다른 후보와 정당을 테러 지지자로 몰아간다"고 꼬집었다.
선거관리와 보도의 편파성도 보고서에 거론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르드계 등 소수계층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은 옥외 선거유세가 방해를 받고 사무소가 수시로 공격 당한 사례를 OSCE에 보고하며, 안보 공포를 호소했다.
5개 주는 아예 선거 관련 집회와 의견 공표 자체가 금지됐다.
OSCE는 또 선거 유세기간 직전 세속주의 성향의 도안미디어그룹이 여당에 가까운 미디어 재벌에 인수된 후 50명 이상 언론인이 해고된 것을 거론하며, 언론 지형이 친정부 성향이나 정부에 의존적인 미디어에 지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터키정부는 OSCE 보고서의 평가에 반발했다.
외교부 대변인 하미 악소이는 "OSCE의 중간 보고서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문구들이 들어 있다"면서 이번 조기선거가 민주주의 기준에 부합하게 치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악소이 대변인은 "선거 참관 임무는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원리"라고 역설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달 9일 '정의개발당'(AKP)의 비공개 행사에서 선거부정을 지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비디오가 유출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 모인 지역 당원협의회 책임자들을 향해, HDP가 원내 진출에 필요한 최저 득표율 10%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그 지지자를 "밀착 마크하라"고 지시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여러분은 HDP 지지자들의 투표함을 잘 보고, 특별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스탄불에서 작업이 끝나도록 개표 감시인단에서 AKP가 확실하게 과반이 되도록 미리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HDP는 이 비디오와 관련, "에르도안 AKP 대표가 공공연하게 범죄를 지시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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