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2년 동안 기른 생머리 잘라 5번 기증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에서 근무하는 군무원 남현숙(47) 주무관은 지난 14일 2년 만에 미용실을 찾았다.
허리춤까지 내려온 남 주무관의 머리카락은 누구보다 검고 곧았다. 미용사의 조심스러운 가위질을 거쳐 곱게 포장된 머리카락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가발을 제작하는 곳으로 보내졌다. 소아암 환자를 위한 남 주무관의 다섯 번째 모발기증이었다.
남 주무관은 2009년 초 우연히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을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냥 긴 머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25㎝ 이상의 길이에 염색하지 않은 생머리만 가능했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남 주무관은 이후 머리를 더 길러 같은 해 6월 처음으로 모발을 기증했다.
남 주무관은 소아암을 앓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후로도 머리를 계속 길렀다. 다시 기증이 가능한 길이만큼 머리카락이 자라는 데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2년에 한 번씩 10년 동안 5번 모발을 기증했다. 이 기간에 파마나 염색은 할 수 없었다.
남 주무관은 "앞으로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소중히 모발을 기르고 기증할 예정"이라며 "많은 사람이 모발기증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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