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는 이집트 정부가 긴축 재정과 경제 개혁을 이유로 휘발유 가격을 최고 51% 인상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혀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
정부의 인상안에 따르면 이날부터 보통 휘발유는 리터(L)당 3.65파운드(226원)에서 5.5파운드(340원)로 51% 올렸다. 고급 휘발유도 1L에 5파운드(310원)에서 6.75파운드(418원)로 35% 인상했다.
요리에 주로 쓰는 가정용 액화석유가스(LPG)도 1통에 60파운드(3천714원)에서 100파운드(6천191원)로 67%나 가격이 올랐다.
이집트 정부가 연료 가격을 올린 것은 긴축 재정 계획을 시작한 2015년 말 이후 세 번째다.
앞서 이집트는 수도(45%), 전기(7%), 지하철(1.5∼3.5배) 등 민생과 직결된 요금을 잇달아 올렸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런 서민 요금 인상과 관련, 12일 "이집트가 처한 상황을 국민이 견뎌낸다면 모든 도전과 어려움이 쉬워진다"며 "우리는 대가를 함께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활비 부담이 커진 서민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지하철 요금 인상이 발표된 직후 수십 명이 항의시위를 벌였고 일부 참가자는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물가인상은 이집트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개혁 프로그램'에 맞춰 긴축 재정을 펴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2011년 시민혁명 이후 테러와 사회 혼란에 따른 관광산업 악화 등으로 외화 부족에 시달렸고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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