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아직 대학생이다.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는 게 먼저다. 해외 진출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17일 한국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에서 1위로 올라선 오지현은 당분간 국내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오지현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실력을 더 쌓아야 한다"면서 "버디도 많지만 보기도 많아 아직 다듬어 지지 않았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올해도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이 있었지만 포기했다는 오지현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내년 LPGA투어 기아클래식에는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개인 타이틀 욕심도 애써 감췄다.
"꾸준히 잘 치는 게 더 중요하다. 시즌 끝날 때까지 꾸준하게 치면 개인 타이틀 저절로 따라 오는 거 아닌가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키가 크거나 근육형이 아닌데도 누구에도 밀리지 않는 장타력을 자랑하는 오지현은 "트레이너 말로는 유난히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 체격에 비해 장타를 칠 수 있는 비결은 순발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55야드에서 260야드는 무리없이 날린다는 오지현은 작년에는 장타 순위 10위에 올랐고 올해는 1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장타를 쳤다. 신인 땐 겁이 나서 제대로 스윙을 못해서 거리가 나지 않았었다"면서 "코스를 잘 알게 되면서 장타력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퍼트 1위에 올랐고 올해는 3위를 달릴만큼 빼어난 퍼트 실력은 "어릴 때 연습을 많이 했던 덕을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올해 11개 대회에서 우승 한번, 준우승 3번 등 모두 8번이나 톱10에 입상하는 안정된 경기력을 보인 오지현은 "마음을 바꾼 덕"이라고 공개했다.
"올해는 무조건 재미있고 즐겁게 경기를 치르자고 마음을 먹었다. 대회 나올 때마다 그렇게 하고 있다. 오늘도 캐디와 전날 프로야구 경기 얘기를 하면서 즐겁게 경기를 치렀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오지현은 올해부터 프로야구 선수 출신 캐디 최희창 씨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기분을 한마디로 "따봉"이라고 표현한 오지현은 "메이저대회처럼 코스 세팅이 까다로운 대회를 좋아한다. 코스가 어려우면 더 즐겁다. 프로 선수로서 도전하는 싶은 마음이 더 강하진다"고 말했다.
통산 5승 가운데 4승을 4라운드 대회에서 올린 오지현은 "4라운드 대회는 컷 통과 이후에 타수를 줄일 기회가 한번 더 있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면서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해놨던 덕도 있다"고 밝혔다.
"4라운드 경기 전에 연습장에서 샷 감각이 워낙 좋기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들어맞았다"는 오지현은 "8번홀까지 3타 줄이고 있었지만 압박감이 있었다. 9번홀에서 보기를 하니까 완벽한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져 마음이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예쁜 얼굴로 팬이 많은 오지현은 "'미녀 골퍼'라는 타이틀은 인정 못한다"면서 "아버지께서 '골프를 잘 치니까 예뻐보인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골프를 잘 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작년에 우승했던 두차례 대회에서 모두 타이틀을 방어하는 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운 목표였다는 오지현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비씨카드 한경 레이디스컵 3연패에 도전한다.
오지현은 "한국여자오픈에서 기운을 살린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면서 "대회가 열리는 코스도 내 입맛에 맞는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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