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회화실 교체…'현왕' 등 북한 지역 불화 2점도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높이 34.2cm, 폭 23.3cm인 낡은 나무상자의 양 날개를 여니 극락정토가 펼쳐진다. 중앙에는 엷은 미소를 띤 아미타불이 어떠한 중생이라도 구제하겠다는 듯, 신비한 손짓을 하고 있다.
내부에 홍색 비단을 덧댄 뒤 선묘로 아미타삼존을 그린 이 불감(佛龕)은 작고 가벼워 휴대용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감의 문을 여닫는 문고리 부분은 아주 세밀하고 정성스럽게 다듬은 금속 꽃장식으로 마감됐다.
18세기 후반 때 것으로 보이는 '아미타불을 모신 작은 집'은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 전시품 교체에 따라 19일 일반에 첫 공개된다.
이번 교체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중 무병장수와 극락왕생 바람을 담은 불교회화와 경전, 불상 등 19건 20점이 새롭게 전시된다.
'약사정토에서 설법하는 약사불'은 병을 고쳐주는 부처인 약사불과 말씀을 듣는 보살, 제자, 사천왕을 비단에 표현한 조선 후기 그림이다. 약사신앙의 근본이 되는 경전도 함께 전시에 나온다.
북한 함경도 함흥 성불사에 봉안한 불화 '제석과 여러 신', '현왕'(지옥의 다섯번째 왕)도 포함됐다. '현왕'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발견된 발원문으로 '제석과 여러 신'과 같은 해인 1798년 같은 곳에 봉안됐음이 드러났다.
박물관은 18일 "이 두 점의 불화가 함께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접하기 어려운 북한 지역 불화를 살펴 볼 소중한 기회"라고 밝혔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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