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흡연 증거 1천 가량 더 거슬러 올라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담배의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북미지역에서는 3천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미국 앨라배마주 트로이대학의 인류학 조교수인 스티븐 카모디 박사는 앨라배마주 플린트강과 테네시강이 합류하는 유역의 인디언 부족 유적지에서 출토된 파이프에서 3천500여 년 전 니코틴이 검출됐다고 고고학 전문지 '고고과학 보고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Reports)' 최신호에 밝혔다.
카모디 박사는 이 파이프 안에 남아있는 잔여물을 질량분석법으로 화학적 성분을 분석한 결과, 담배의 숨길 수 없는 증거인 니코틴을 검출했다.
연구팀은 이 파이프와 함께 발견된 동물 뼈가 기원전 1685~1530년으로 추정되는 점을 들어 이를 북미 최초의 담배 흡연 증거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기원전 500~300년 된 파이프가 가장 오래된 흡연 증거였다.
연구팀은 흡연이 갖는 종교적, 제례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체로키 인디언 동부연맹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다가 북미지역 담배의 기원을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1천년 이상 더 앞당기는 '뜻밖의 성과'를 얻었다.
담배는 야생종이나 재배종 모두 원산지가 남아메리카라는 설이 중론이나 그 시기 등은 기원전으로만 추정될 뿐 특정되지 않고 있다.
이 파이프는 원래 1930년대 말 앨라배마주 건터즈빌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인 인디언 부족 유족지에서 서둘러 발굴된 뒤 종이백에 담겨 주정부 창고에 보관돼 오다 70여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연구팀은 목록에 'FS74, 석회석을 깍아만든 흡연 파이프 혹은 '의료용 파이프'라고 적힌 것을 보고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이전에 추정되던 것보다 1천년 가량 앞서 담배를 재배하고 피워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원주민들이 해바라기나 호박 등을 작물로 재배하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사이언스 뉴스는 이와관련, 이번 연구결과는 종교 의식 용으로 담배를 재배한 것이 초기 농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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