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관문인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제기된 이른바 '총알 심기' 의혹에 대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발끈했다.
총알 심기란 공항 보안요원이 여행객의 가방에 총알을 몰래 넣은 뒤 체포할 것처럼 위협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악습으로 '총알 세트업'으로도 불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7월 공항 당국이 짐에서 총알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승객을 체포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18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총알 심기 의혹은 공무원 M 씨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으로 제기했다.
M 씨는 당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있는 삼보앙가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마닐라 공항에서 보안검색을 받고 있었는데 보안요원들이 가방을 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원 가운데 1명이 가방 여는 것을 도와줬고, 다른 요원이 가방 앞주머니에서 구경 9㎜ 총알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총알 심기가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공항 당국은 M 씨 사건을 기록하고 곧바로 보내줬지만, 그의 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24시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한 뒤 보고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고 크리스토퍼 고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전했다.
고 특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총알을 몰래 넣은 자에게 모두 삼키도록 하겠다'고 경고했었다"고 강조한 뒤 "두테르테 행정부는 이런 방식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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