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학생들 "우린 노예 아니다" 교수 갑질 추가 폭로

입력 2018-06-18 11:45  

제주대 학생들 "우린 노예 아니다" 교수 갑질 추가 폭로
상습적 갑질·폭언·성희롱…"공모전 수상하면 자녀 이름 넣도록 지시"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전공 교수의 상습적인 갑질과 폭언, 성희롱에 고통받던 제주대 학생들이 추가 폭로를 하며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생들은 18일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학생'이지 교수의 '노예'가 아니다"라며 "A 갑질 교수의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받아온 학생들에게 인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격모독, 폭언, 성희롱, 노동력 착취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지만, 교수들은 '성적'과 '졸업'이란 명분으로 협박해왔다"며 권위적인 구조 속에서 침묵해야만 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매년 쏟아지는 자퇴생들과 휴학생들, 전과생들이 있음에도 학교 측은 저희 과의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고, 학과 환경을 개선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상습적인 폭언과 성희롱 발언, 고가의 참고서 강매, 고액 참가비의 공모전 참여 및 상금배분 강요, 정규수업시간 이외 무기한 연장수업 외에도 해당 교수의 갑질 사례를 추가 폭로했다.
이들은 "해당 교수는 학생들이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하면 얼굴도 알지 못하는 교수의 자녀 이름을 넣도록 지시해왔다"며 "이는 여러 국제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의 수상작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몇 차례인지 정확한 횟수를 조사하지 못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이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은 "이제까지 숨죽여 침묵해야만 했지만, 용기를 내어 침묵을 깨고자 한다"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구사항을 학교에 제시했다.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파면, 관련 교수진들로부터 학생 보호, 가해 교수의 공식적인 사과, 학교 측의 철저한 진상조사 등이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재학생 22명은 지난 12일 재학생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수업과 시험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4학년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년 학생들도 기자회견에 동참하면서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문제가 된 해당 교수는 오늘 중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제주대 인권센터는 해당 교수의 인권 침해 행위 등 비위 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학교 측은 해당 교수의 수업배제와 학생 보호 등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규정에 따라 파면 등 징계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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