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공연티켓 90%·도서 75% 이상 소득공제 사업자 등록"
업계 "체감 혜택 크지 않아 제도 확대·보완해 나가야"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다음 달부터 책을 사고 공연을 관람하면 비용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0년이 넘은 문화예술계 숙원이 이뤄진 것으로, 생활 속에서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고 문화예술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도서 구입비와 공연 관람비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가 예정대로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전용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한국문화정보원에 등록한 온·오프라인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전용 가맹점에서 구매하는 도서와 공연 티켓이 대상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매출액 기준 국내 공연티켓 판매 사업자의 90% 이상이, 도서 판매 사업자의 75% 이상이 소득공제 가맹점으로 등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상품 없이 도서나 공연 티켓만 파는 단일사업자나 연 매출 3억원 미만 영세사업자는 소득공제 가맹점 등록 전이라도 구매 기록만 남아 있으면 사후 소급 적용이 가능하므로 소득공제가 가능한 실제 사업자 범위는 더 넓다"고 설명했다.
도서·공연티켓 판매 사업자는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소정의 기술적 절차를 거쳐 한국문화정보원 누리집(www.culture.go.kr)을 통해 신청하면 소득공제 전용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지출한 도서·공연비에 대한 소득공제는 내년 1월 근로소득 연말정산 때부터 받을 수 있다.
작년 12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처음 도입되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는 도서·공연비에 대해 공제율 30%, 공제한도 1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대상은 연간 총급여 7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며, 신용카드, 직불카드, 현금 등의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의 소득공제 한도가 300만원이고 사용액 공제율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도서·공연비 명목의 공제한도가 100만원 추가되고 공제율은 15%포인트 더 높아지는 셈이다.
일례로 연간 총급여액이 4천만원(소득세율 15%), 신용카드 사용액은 2천만원이고 이 중 100만원을 도서·공연비로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종전까지는 신용카드 사용액(2천만원) 중 총급여의 25%(1천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1천만원(ⓐ)에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율 15%를 적용한 150만원이 공제금액이 된다. 최종 세금환급액은 여기에 15% 소득세율을 곱한 22만5천원이다.
반면 앞으로는 1천만원(ⓐ) 가운데 도서·공연비 100만원은 30% 공제율이, 나머지 신용카드 사용액 900만원은 15% 공제율이 적용돼, 공제금액이 165만원으로 종전보다 15만원, 세금환급액은 24만7천500원으로 2만2천500원 늘어나게 된다.
신용카드 등의 사용액이 많아 관련 공제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하거나, 연간 소득이 4천600만원을 웃돌아 24% 소득세율을 적용받는 경우는 세금환급액이 더 커진다.
신용카드, 직불카드, 현금은 물론 상품권으로 도서나 공연티켓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카드 마일리지(포인트)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해당 사항이 없다.
도서와 문구가 결합한 도서 상품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부착된 완전한 결합상품인 경우만 소득공제 대상이 되며, 도서 대여는 대상이 아니다.
공연 티켓에 부가상품이나 서비스가 결합한 경우에는 해당 티켓만 별도 판매가 이뤄지는 등 공연 관람이 주목적인 경우만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도서는 학술서, 만화, 학습참고서, 오디오북, 웹툰, 웹소설, 중고책, 외국 발행 도서 등이 소득공제 대상이지만, 잡지와 정기간행물은 제외된다.
공연은 클래식, 국악, 무용, 발레, 연극, 오페라, 뮤지컬, 마당극, 아동극, 연예, 대중음악 콘서트, 곡예, 마술 등이 해당되며, 영화는 제외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도서·공연티켓 사업자들의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혼선을 최소화하면서 국민이 소득공제 제공 사업자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콜센터(☎ 1688-0700)를 운영하는 등 홍보·안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혜택을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 서점 관계자는 "독서와 예술공연 향유층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지만, 아직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제도를 계속 확대·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제도가 조기에 잘 정착할 수 있게 국세청과 카드사 등 관련 기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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