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7일 지나도록 아무 발표 없어 통화 늦춰졌을 가능성 무게
만약 통화했어도 간단한 대화만 했을듯…보안기술 해결에 시간 필요할 수도
강경화, 핫라인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아직 구체적 추진 아니다' 답변"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직접 통화'를 예고한 17일(현지시간)이 지났지만 실제로 통화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발표만 되지 않았을 뿐 두 정상이 이미 통화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 준비절차 등으로 인해 통화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날'(매월 셋째 주 일요일)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실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깜짝 공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누구'와 통화할 계획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 대통령과의 '격'을 맞춘다면 김 위원장이 '수신자'일 가능성이 크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요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전화를 걸 계획"이라고 '특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과 서로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던 중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잠시 회담장으로 불러 이들을 통해 서로의 번호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첫 만남에서 직통 번호를 교환한 지 닷새 후 '북한과의 전화통화'를 공개적으로 예고했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격의 없는 통화로 대화무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한껏 고조된 상태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실제로 통화를 했더라도 남북 정상 사이의 '핫라인'처럼 전용 연락회선을 갖춘 직통 채널을 구축한 단계는 아니어서 비핵화 후속 협상과 같은 민감한 내용보다는 안부를 묻고 관계를 다지는 수준의 간단한 대화만 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중요한 발표나 상황 진전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자정을 넘긴 이후에도 아직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통화가 미뤄졌을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자신의 큰 외교적 업적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도 후속 대화를 비밀에 부칠 개연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는 했지만 정상 간 통화를 위한 보안 기술 등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적국'인 북한 지도자에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넘겨줬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교환한 직통 번호는 상황실 등의 유선전화 번호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감청이 불가능하도록 암호화하는 등의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 간 핫라인에 관한 질문을 받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을 얻었다"며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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