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성인 13만명 수면시간·대사증후군 상관관계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수면시간이 6∼8시간보다 많거나 적으면 만성질환을 부르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최대 40% 가까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병 중 세 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증상을 말한다. 그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향후 당뇨병과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와 대학원 의과학과 김의영 박사과정 학생 공동 연구팀은 국가 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13만3천608명(남 4만4천930명, 여 8만8천678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BMC Public Health) 6월호에 발표됐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남녀를 통틀어 6∼8시간이 62.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8∼10시간 24.2%, 6시간 미만 12.1%, 10시간 이상 1.6%였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2명꼴로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수면시간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은 남녀별로 차이가 났다.
남성의 경우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일 때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평균 6∼8시간 자는 사람들에 견줘 1.12배 높았다. 이런 위험도는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과도할 때 1.28배까지 상승했다. 고중성지방혈증도 10시간 이상 수면군에서 1.33배 더 위험했다.
반면 여성은 6시간 미만의 수면과 대사증후군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었다.
하지만 10시간 이상으로 수면시간이 과도한 경우의 대사증후군 위험도는 1.4배로 치솟았다. 대사증후군을 질환별로 보면 복부비만 1.14배, 고중성지방혈증 1.41배,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혈증 1.24배, 당뇨병 1.39배로 과도한 수면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가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경우 혈중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의 농도에 변화를 일으켜 식욕증가, 칼로리 섭취 증가, 에너지 소비 감소 현상에 의한 비만에 기여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강대희 교수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내당능을 떨어뜨려 고혈압과 당뇨병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반대로 너무 많은 수면은 오히려 수면의 질을 저하하고, 피로감을 극대화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호르몬 불균형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으로 적절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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