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재원 마련 가능"…야당 등에서는 구체성 결여 지적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무상의료서비스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대한 청사진을 내놨다.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정부 여유 재정과 증세를 단행해 NHS 서비스를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재원 마련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정부 지출 분야의 최우선순위에 있는 NHS 재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전날 NHS 예산을 향후 5년간 평균 3.4% 증대시켜 2023년까지 연 200억 파운드(한화 약 29조3천억원) 가량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평균 증가율 3.4%는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뛰어넘는 것이다.
올해 NHS 예산은 1천140억 파운드(167조원)였다.
메이 총리는 NHS 예산 증가에 따른 재원의 상당 부분은 브렉시트로 인한 이익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브렉시트로 EU 분담금을 내지 않는 등 정부 재원에 여유가 생기면 이를 NHS 등 공공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부 증세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메이 총리는 "(NHS) 추가 재원중 일부는 우리가 유럽연합(EU)을 떠남으로 인해 내지 않게 되는 분담금으로부터 나올 것"이라며 "납세자들도 보다 공정하고 균형잡힌 방법으로 공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단 한푼도 헛되이 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증세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에서조차 정부의 NHS 재원 확충 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노동당은 브렉시트 수익으로 NHS 재원을 마련한다는 정부 계획은 '가상의 횡재'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권 보수당 소속으로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세라 울러스턴 역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유력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의 폴 존슨 소장은 NHS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증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IFS와 건강재단(Health Foundation)의 분석에 따르면 NHS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향후 15년간 가구당 연 2천 파운드(한화 약 292만원)의 소득세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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