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난민 6만6천629명 추가로 수용해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입항을 거부한 국제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항에 도착한 가운데, 마테오 살비니(45)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다시 한번 이탈리아의 난민 관련 강경 입장을 확인했다.
살비니 장관은 아쿠아리우스의 발렌시아 입항 직후 페이스북에 "이번 일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는 더 이상 유럽의 발닦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북부 밀라노 인근의 세레뇨에서 열린 지방 선거 유세에서 "이탈리아는 더 이상 점령된 국가가 아니며, 노예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 629명을 태운 아쿠아리우호를 수용한 스페인에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스페인은 6만6천629명의 난민을 추가로 수용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주변국의 적극적인 난민 분산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 몰타, 포르투갈 등 다른 EU 국가들이 난민 밀입국 선박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받아들인다면 이탈리아는 더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비니 장관은 앞서 지난 16일에는 외국 비정부기구(NGO)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에 대한 이탈리아 진입을 계속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취임 초기부터 강경한 난민 정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세레뇨에서 열린 선거 운동에서 살비니 장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극우정당 '동맹' 소속의 일라리아 체르콰 시장 후보는 "나에게 표를 주는 것은 난민, 집시 캠프, 이슬람 사원에 대한 반대를 의미한다"며 표심 공략을 위해 동맹의 반(反)난민, 반이슬람 기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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