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잉글랜드 케인, 멀티골로 살려낸 '종가 자존심'(종합)

입력 2018-06-19 11:31  

[월드컵] 잉글랜드 케인, 멀티골로 살려낸 '종가 자존심'(종합)
20년 전 시어러가 월드컵 첫 골 터트린 튀니지 상대로 데뷔골 기록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를 휩쓰는 '언더독 반란' 희생양이 될뻔했지만 해리 케인(25·토트넘)의 멀티골 덕분에 구겨질 뻔한 자존심을 살려냈다.
잉글랜드는 19일(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튀니지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케인의 헤딩 결승골로 2-1 승리를 따냈다. 케인은 이날 선제골까지 꽂으면서 혼자서 2골을 책임지는 멀티골을 작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잉글랜드는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튀니지(랭킹 21위)와 후반 45분까지 1-1로 비길 뻔 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초반 FIFA 랭킹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언더독 반란'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아이슬란드가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기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0으로 격파하고, 스위스마저 '삼바 축구' 브라질과 1-1로 비기면서 언더독 반란이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잉글랜드도 튀니지를 맞아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골운이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서 1-1 무승부를 눈앞에 두고 하위팀 돌풍의 희생양이 될뻔했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은 골잡이 케인이었다.
2015년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케인은 이번이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케인은 튀니지를 상대로 3차례 슈팅에 2골을 뽑아내는 엄청난 결정력을 과시했다.
케인은 전반 11분 골대 정면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월드컵 1호골을 신고했다. 선제골은 자신의 메이저 대회(유럽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 첫 득점이기도 했다.
이른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잉글랜드는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의 어이없는 반칙으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다.
공교롭게도 동점골이 터진 이후 잉글랜드의 상승세는 급하락했다.
특히 제시 린가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대의 저주라도 받은 듯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대로 1-1 무승부로 끝나려는 순간 케인의 '극장골'이 터졌다. 후반 46분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은 머리로 결승골을 뽑아 잉글랜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A매치 25경기에서 15골째를 꽂은 케인은 순식간의 잉글랜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골을 터트린 케인은 당당히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돼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로 확실히 인정받았다.
케인은 월드컵 데뷔전에서 뜻깊은 기록까지 달성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튀니지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지 20년 만에 케인도 같은 팀을 상대로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터트렸다.
케인이 터트린 결승골로 잉글랜드는 월드컵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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