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호주의 제5세대(5G) 이동통신망 장비입찰에 참가가 금지될 수 있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1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호주 정보기구가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화웨이의 입찰참가에 반대했다면서 향후 수주내 이뤄질 5G 입찰에서 화웨이가 배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 15일 호주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내 자사에 대한 이런 평가를 일축했다.
회사측은 이 같은 평가가 사실무근이라며 자사가 중국 정부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화웨이는 자사가 독립적 기업이며 자사 장비를 사용하는 170개 국가에서 현지 법률과 규범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가 5G 입찰에서 배제될 경우 호주와 중국 관계는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이동통신과 전력망 등 주요 인프라 설비의 안전성에 대한 고려로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위험이 있는 설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신회사에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호주 정부는 화웨이의 장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해서 표명해왔다.
호주 정부는 2012년 화웨이의 광대역통신망 설비 제공을 금지했고 지난달에는 남태평양의 도시 솔로몬군도가 장거리 해저케이블 부설사업 계약자로 화웨이를 선택하지 않도록 막았다. 호주는 지난 13일 솔로몬군도와 해저케이블 부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5일 호주 정보기구가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호주 정부가 5G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수 있다면서 호주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국가안전에 대한 우려로 화웨이를 배제하면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사실상 배제된 상태다.
미 의회는 이란과 거래한 혐의로 최근 제재를 받은 ZTE(중싱<中興>통신)와 화웨이를 함께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호주는 맬컴 턴불 총리가 중국이 내정에 간여하려 한다고 비난한 이후 중국 영향력 차단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맞서 호주의 대(對)중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으로 들어가는 호주산 와인 통관이 지연되는 것은 그 사례다.
화웨이는 세계 제1의 통신장비 업체이자 3위 휴대전화 공급업체로 5G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중국이 자랑하는 글로벌 기술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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