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성폭력 특조단 "잇단 미투에도 견고한 벽 여전"

입력 2018-06-19 12:06   수정 2018-06-19 13:31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조단 "잇단 미투에도 견고한 벽 여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 조영선 단장은 19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많이 있었지만, 문화예술계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견고한 벽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별조사단은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00일간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조사단은 그동안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175건 피해사례 중 피해자들이 조사를 요청해 특별조사단으로 인계된 30건과 특별조사단으로 직접 접수된 6건 등 총 36건을 조사했다.
조 단장은 "시효가 완성된 사건 9건과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거나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사건 11건이 있었다"며 "아직도 미투로 나설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 단장을 비롯한 특별조사단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 총 36건 중 피해자가 원치 않거나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게 11건, 시효가 완료된 게 9건으로 20건이나 된다. 왜 이런 건가.
▲ (조 단장)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견고한 벽이 있다는 거다. 당사자들이 화해해서 끝난 경우도 있었다.
▲ (조형석 인권위 차별조사과장) 우리한테 접수됐을 때 이미 시효가 완료된 게 많았다. 그렇지만 백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많았다.
-- 문화예술계의 도제식 교육 방식도 성희롱, 성폭력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런데 대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이 없다.
▲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문화예술계의 특수한 창작 환경 속에서 법률이나 공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문제점을 예방하도록 하겠다.
--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는 어디에 설치되는 건가.
▲ (이우성 실장) 문화예술계에서 문체부 내 총괄 담당 기구 설치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정부 차원에서 성희롱, 성폭력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 시효가 지난 건 피진정인 조사 따로 안 했다는데 진정인은 조사했나.
▲ (조형석 과장) 시효가 만료됐어도 발생 기관 자체가 공공기관이면 관계기관과 연계해서 '지도'라는 조치했다. 감사 들어가고, 징계 조치한 건도 있다. 프리랜서 부문에서 일어난 사건은 공공기관이 아니다 보니 별다른 조치 취할 수 없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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