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정비오 교수 "신경차단술, 수술 후 통증 관리에 효과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그 뼈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등으로 발 부위 뼈를 교정하는 수술을 받을 때, 신경차단술을 함께 받으면 수술 후 통증을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비오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발이나 발목 골절, 무지외반증 등의 수술 후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환자 49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 51명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신경차단술은 수술 부위 통증에 관여하는 신경을 초음파로 확인한 뒤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이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차단된 신경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신경차단술이 도입되기 전에는 진통제와 무통 주사로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조절해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경차단술 시행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통증이 약 7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성·비마약성 진통제 사용량도 약 68% 줄었다. 덕분에 진통제로 인한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 발현도 낮았다.
수술 후 만족감은 신경차단술 시행 환자가 10점 만점에 8점으로 일반 환자의 3.5점을 크게 웃돌았다. 높은 수술 만족감은 반대쪽 발 수술 결정으로 이어졌다.
무지외반증은 두 발에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한쪽 발을 수술한 환자는 통증의 두려움으로 나머지 발 수술을 꺼린다. 그러나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환자는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나머지 발도 수술하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나머지 발 수술을 받은 비율은 일반 환자에서는 30%에 불과했으나 신경차단술을 시행한 환자는 83%에 달했다.
정 교수는 "수술 후 통증 관리는 환자의 삶의 질과 연관된 중요한 부분"이라며 "신경차단술은 진통제 사용량을 줄이고 통증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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