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공동예산제·북아프리카에 난민심사센터 추진
공동 예산 규모 등 난제 '첩첩'…난민 문제도 진통 클듯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핵심 지도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마련하기로 한 EU 개혁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EU 개혁안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 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고 양측이 밝혔다.
특히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공동예산제를 2021년까지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2012년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 유럽안정화기구(ESM)의 구제금융 펀드를 유럽통화기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위기를 겪는 회원국들이 이 기금의 지원을 받는 대신 구조개혁을 하는 방식이다.
EU 정상회의의 최대 난관인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 숫자를 줄이고 EU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EU의 역외 국경 및 해안경비를 담당하는 프론텍스의 직원을 확대하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전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리비아를 비롯해 북아프리카에서 난민 심사가 이뤄져야 하고 EU 국경과 해안경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향하는 '보트피플'을 저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난민 문제와 관련해 EU 정상회의에 제출될 초안을 입수하고 북아프리카에 난민심사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적 목적을 가진 이주자와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난민을 북아프리카에서 구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에 EU 개혁안에 대한 세부 합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있다.
더구나, 두 정상이 EU 개혁안을 성공적으로 도출한다고 하더라도 EU 정상회의에서 받아들여질 지도 미지수다.
유로존 공동예산도 규모를 놓고 여전히 동상이몽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상당한 수준의 규모를 주장하는 반면, 메르켈 총리는 현행 EU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를 원하고 있다.
EU 정상회의에서도 정상들 간의 견해차가 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북유럽 국가들이 추가 예산 부담을 히게 될 경우 반발할 수 있다.
또한,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유럽통화기금을 지원하는 경제위기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난민 문제도 EU 정상들이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난민 심사를 하는 방안에 대한 실효성과 당장에 유럽으로의 '보트피플'을 막는 문제를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여기에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최초 입국한 국가에서 난민 지위 신청을 하도록 한 EU의 '더블린 조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콘테 총리 등은 개정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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