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방정책 빛 발하는 데 15년…통일농구가 첫걸음"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말보다는 평양냉면에 대동강 맥주를 한 잔 시원하게 들이켜고 싶습니다."
평양을 방문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말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가장 이른 시일 안에 평양을 방문해 서울-평양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싶다는 소망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선거운동 때보다는 좀 더 차분한 어조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교류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 한반도를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세계사적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금은 완전한 평화와 번영의 틀을 공고히 하는데 우리 모두 힘을 쏟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평양 방문)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역사적 의미를 살려 8·15 광복절에 경평축구가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우선 (7월 초 열리는) 통일농구에서 시작해 내년 전국체전 공동개최까지 교류가 순차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서울시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준비해놓고 있지만, 우선순위를 고집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동방정책이 빛을 발하는 데도 15년이 걸렸다. 중앙정부와 차근히, 제대로 발을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평양과 도시 간 교류가 가시화될 경우 체육 교류를 필두로 수질개선, 상하수도, 산림 복원, 대중교통 등 시민 삶과 직결된 정책 교류, 서울-평양 철도 직통 라인 구축까지 점차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남북 철도 연결을 고려해 서울역을 유라시아철도 출발역이자 종착역의 위상에 맞는 곳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박 시장은 "서울역은 국제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통합 환승 체계를 갖추고, 보다 공공성 있는 시설들을 갖춘 장소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역 개조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추진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현재 국토부가 진행 중인 서울역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국토부 안이 완성되는 대로 협치 테이블을 열어 통일시대 유라시아의 교통 허브라는 위상에 부합하도록 서울역 개조 구상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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