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약속' 언급하며 밝혀…"김정은, 그의 나라를 위대하게 만들 것"
오산 미 공군기지 도착하면 추념행사 후 하와이로 보낼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차대운 기자 = 북한의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미 오늘 200구의 미군 유해를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중서부의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유세현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위대한 전사자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며 "사실 이미 오늘 200구의 유해가 송환됐다(have been sent back)"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 북미 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으며, 김 위원장이 즉시 송환 절차를 시작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북한이 250구 이상의 군인 유해를 하루 이틀 안에 송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사자 유해는 경기도 오산에 있는 미 공군 기지로 보내지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활주로에서 추념 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로 송환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미군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의 전사자 유해는 해당 국가로 다시 보낼 예정이다.
250여 구의 유해는 대부분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 병사로 추정되지만, 다른 나라 병사들과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
미 국방부는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병력이 총 7천697명으로, 이 중 5천300여 구가 북한 땅에 묻혀 있다고 추산한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33차례 합동조사를 벌여 229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이 벽에 부딪히면서 추가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에 있는 미군 전사자 유해가 며칠 안에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채드 캐럴 주한미군 대변인은 WP에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전에 발굴한 미군 유해의 송환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군인들에게 커다란 마음의 빚을 지고 있으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보도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이미 오늘 송환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미 유해를 인도받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유해 송환 절차가 곧 시작된다는 예고성 발언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과거 미국이 수송기를 북한에 보내 직접 유해를 송환한 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에도 그렇게 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WP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유해를 넘겨받은 후 이송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다는 것은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나라를 위대하고 성공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며 "1년 반 전에는 누구도 이런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언론이 이번 북미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자신의 공로를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북한은 모든 핵 실험, 핵 및 로켓 연구를 중단했고 (핵) 실험장을 폭파해버렸다"며 "그들은 여러분이 그들에게 멈추기를 원하는 모든 것을 멈추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로 지금 여러분은 안전하다"며 "그처럼 위대한 이벤트가 열렸고, 아시아 전체에서는 우리가 만든 위대한 성취를 축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단한 만남을 가졌고, 대단한 케미스트리를 느꼈다"며 "나는 그와 매우 잘 어울렸고 그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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