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자칫 범인을 잡지 못하고 종결될 뻔했던 주차뺑소니 사건이 나사못 속 미세한 페인트 조각이 단서가 돼 해결됐다.
21일 경기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구리시 토평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둔 A씨는 심하게 긁힌 차 옆문을 발견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가해 차량을 특정할만한 폐쇄회로(CC)TV나 블랙박스 영상이 없는 상황이었다.
긁힌 자국의 높이를 측정한 경찰은 가해 차량을 일반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은 트럭이나 승합차 종류로 판단했다. 마침 인근에 의심되는 1t 트럭 한 대가 있었다.
하지만 트럭 차주는 "접촉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별다른 단서가 없어 사건이 종결될 상황에서 경찰관들의 눈에 트럭 적재함 고정용 나사못 속 작은 조각이 눈에 띄었다.
1mm보다 작은 이 조각은 공교롭게도 피해 차 색과 같은 은색이었다.
무게를 잴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조각을 채취한 경찰은 "피해차량의 페인트 시료와 일치한다"는 국과수 분석 결과까지 받아냈다. 명확한 증거가 나오자 트럭 운전자도 사고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주차뺑소니도 소홀히 넘기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경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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