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조각가 카푸어, 美총기협회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

입력 2018-06-21 12:36   수정 2018-06-21 13:12

세계적 조각가 카푸어, 美총기협회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

"시카고 조형물 '구름문', 동영상에서 무단 사용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의 유명 조형물 '구름문'(Cloud Gate·일명 The Bean)을 조각한 현대 미술계 유명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64)가 전미총기협회(NR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푸어는 NRA가 지난해 제작 공개한 홍보 동영상(The Clenched Fist of Truth)에 자신의 대표작 인 '구름문' 이미지를 사전 승인 없이 무단 사용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카푸어는 NRA 측에 동영상에서 구름문 이미지를 삭제하고, 저작권 침해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관광객들은 구름문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지만, 상업적 이용은 저작권법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며 "NRA는 이미지 사용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NRA가 "폭력 방지를 목적으로 제작했다"고 밝힌 이 동영상은 내레이션을 따라 뉴욕 센트럴 파크의 유명 조형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워싱턴DC 링컨기념관 등을 차례로 비추며,구름문은 시카고 출신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언급되는 부분에서 0.5초 정도 등장한다.
카푸어는 앞서 지난 3월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와 함께 NRA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NRA가 편집증과 분열, 폭력을 조장하고 혐오스러운 이데올로기를 영속화하는데 자신의 작품을 이용했다면서 "구름문은 대중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도 태생의 카푸어는 '생존하는 최고의 조각가'라는 평을 듣는다.
"단순할수록 더 깊은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철학을 견지해온 그는 2006년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 파크에 110t 분량의 스테인리스 스틸 단일 소재로 만든 구름문을 설치했다.
'액체 수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이 작품은 거울처럼 반사되는 표면에 시카고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 비치고 하단에 사람들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터널이 파여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놀이터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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