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박물관 '우리학교 공덕비 이야기' 향토자료집 발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예부터 국가의 백년대계는 후세의 교육에 있다고 했다. 이 학당을 세우는데 부지를 제공해 주신 분들이 있으니 편석에 나열하여 새겨 영원히 남겨두고자 한다."(영평초 학교 건립 송덕비)
제주도 내 각급 학교 교정에 세워진 공덕비 등 비석 856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집이 발간됐다.
제주교육박물관은 향토교육자료집 '제주교육의 숨결 우리학교 공덕비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자료집 편찬을 위해 조사한 결과 도내 학교 교정에 세워진 공덕비 등 비석은 141개교에 856기였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73개교 503기, 중학교 18개교 97기, 고등학교 17개교 69기, 폐지학교 33개교 187기 등이다. 나머지 94개교에는 공덕비 등이 없었다.
공덕비에 담긴 주요 내용은 학교 건립을 위한 부지 기증 또는 기금 조성, 학교 시설물 설립을 위한 기부 등에 대한 기록들이다. 마을 주민이나 마을 출신 해외교포 등의 공덕·송덕을 기리는 다양한 내용도 새겨져 있다.
앞서 지난해 초 교육박물관 업무보고에서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공덕비에는 학교 태동과 발전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그 공덕을 널리 알리고 오래 기리기 위해 내용을 조사,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박물관은 편찬위원회를 구성, 조사·집필 방향을 정하고 지난해 4∼5월 도내 각 학교 협조를 얻어 학교에 있는 공덕비 설치 현황을 조사했다. 이후 교직원과 향토사학 전문가 등으로 조사위원을 구성해 8개월에 걸쳐 비문 해석, 비석 건립배경 조사, 사진촬영, 교열, 편집 등을 진행했다.
특히 공덕비 등의 내용을 원형 그대로 사진으로 담아 보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비문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비석 전면 찬문(讚文·기리는 글)을 비면에 새겨진 모습 그대로 옮기고, 찬문에 대한 국역은 문맥에 맞게 문단을 나눠 편집했다.
비석을 바라보는 위치를 기준으로 전후좌우면 사진과 재질·크기 등의 정보도 자료집에 담았다.
부록으로 공덕비 관련 용어 해설집도 발간했다.
박물관은 자료집을 각급 학교와 유관기관에 배포해 향토교육이나 계기교육 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사이버 제주교육박물관 발간자료 코너에도 실려 언제, 어디서나 자료집을 열람할 수 있다.
김보은 관장은 "제주에서는 일제강점기, 4·3, 한국전쟁 등 연이은 시련을 극복하고서 남다른 교육열로 마을마다 학교 건립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며 "이분들의 공적이 담긴 비석들은 제주교육의 귀중한 사료다. 자료집 발간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공적비 조사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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