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개혁위 '젠더폭력법' 손질 권고…검찰국 탈검찰화 등도 제안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강간죄 성립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젠더(성) 폭력'과 관련한 법·제도를 개보수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법무부 검찰국을 검사가 아닌 인력에 개방하고, 검찰의 공안 기능을 현실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는 21일 '공안 기능의 재조정', '법무부 검찰국의 탈검찰화', '젠더 폭력 관련 법 재정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12차∼제14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상대방이 반항할 수 없게 하는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강간죄가 성립된다고 규정한 형법 제297조가 피해자 권리보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강간죄 처벌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몰카'나 사이버 성폭력과 관련해서도 남성·가해자 중심으로 구성된 법 조항을 개선하고 스토킹 관련 법안 제정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 상담을 받으면 가정폭력범을 선처해주는 검찰의 '상담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손질하고 형법, 각종 특별법으로 흩어진 젠더 폭력 처벌규정을 통합하라는 의견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검찰의 인사·조직·예산을 주무르는 핵심 부서인 법무부 검찰국도 이른바 '탈검찰화'를 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검사만 보임될 수 있는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검찰국 내 5개 과중 형사법제과는 업무 통일성을 위해 법무부 법무실 아래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공안 분야에 대해서도 현재 공안 사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선거분야를 분리해 별도의 전문 분야로 개편하고 공안 관련 동향정보 수집과 공안 기획 기능도 축소·재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공공의 안전과 결부된다는 이유로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은 과거 공안의 모습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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