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 지방서 연설 "유럽에 대한 애정 거둬서는 안 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럽에 포퓰리즘이 병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유럽인들이 더욱 강고하게 포퓰리즘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서양 연안 브르타뉴 지방의 캥페르에서 연설을 하고 "전 유럽에서 유럽을 증오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한센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유럽을 증오하는 이들이 득세하는 것을 비난하지 못했다"면서 "유럽을 지지해온 나라들에서 극단주의 세력이 늘고 있는데 기업과 언론, 정치 엘리트들은 이에 대해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그들(포퓰리즘 세력)은 항상 최악을 얘기하는데 우리는 여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들은 선동하지만 아무도 거기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크롱은 이탈리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처럼 친(親) 유럽이었던 나라들에서 극단주의가 등장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하면서 "지금 같은 혼돈의 시기에 유럽에 대한 애정을 거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탈리아의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는 지중해의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전격 거부하는 등 반(反) 난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전날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의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EU에 내야 할 예산을 제대로 내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한편, 자신이 추진하는 이민·난민정책이 지나치게 관용적이지도, 배타적이지도 않은 "중간적인 위치"에 있다면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는 없기에 매우 어려운 길이지만, 공포심을 조장하는 이들보다는 더 책임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난민 지위가 인정된 사람들을 더 잘 보호하는 대신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추방하는 방향으로 난민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전 정부들의 관용적인 정책 탓에 난민유입이 과도하게 늘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프랑스 정부가 다소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프랑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마크롱의 난민정책을 너무 관대하다고 보는 의견이 더 많다.
엘라베와 BFM 방송의 최신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가 프랑스의 이민·난민 관련 정책이 지나치게 포용적이라고 답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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