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터키 F-35 출고식 '조용히' 개최…"터키, 배치 차질 우려"

입력 2018-06-22 07:45  

미, 터키 F-35 출고식 '조용히' 개최…"터키, 배치 차질 우려"
양국 고위직·의원 불참…"터키, 美의회 결정으로 F-35 프로그램서 방출될 수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 의회가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터키군의 F-35 1호기 출고식이 미국에서 열렸다.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21일(미국중부 현지시간) 터키군 F-35 전투기 1호기를 터키 측에 인도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이 전했다.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출고식에는 세르다르 데미렐 터키 방위산업청 부청장, 레하 우푸크 에르 터키공군 소장, 터키 방산기업 인사, 록히드마틴 경영진, 미군 인사 등이 참석했다.
2호기도 며칠 내로 출고된다.
이 전투기 2대는 당장 터키로 수송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파견된 터키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州)로 보내진다.
전투기가 실제로 터키에 도착하는 시기는 내년 11월로 잡혔다.
터키는 장기적으로 F-35 10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터키 언론은 정부가 F-35 1호기 소유권을 넘겨 받았으나 배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 18일 미국 상원에서 의결된 국방예산법안 '국방수권법(NDAA)안'에는 터키에 F-35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원은 터키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도입을 강행하고 미국인 투옥 사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라고 행정부에 주문했다.
미국은 터키와 체결한 F-35 프로젝트 협약에 따라 이날 소유권을 인도했으나, 의회에서 F-35 공급 제한법령이 최종 확정된다면 실전 배치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는 "미국이 통신체계 업데이트 등 필요한 유지·보수를 제공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 국방부 인사는 "전투기가 생산된 후 협력국에 전달되기 전까지는 미국이 전투기를 관리한다"면서 "그 사이 외국 조종사가 훈련을 마쳐야 하는데, 이게 1∼2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상원의 법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최악의 경우 미 행정부는 터키를 F-35 프로젝트에서 방출해야 한다. F-35에서 터키산 부품이 제거되고, 터키가 이미 인수한 전투기도 미국 영토에 발이 묶이게 된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는 차분하게 열렸다.
터키 측에서는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청 부청장과 방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을 뿐 고위 관리나 의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나 연방의원도 불참했다.
올해 3월 열린 한국공군의 F-35 1호기 출고식이 한국 국회 국방위원장, 국방부 차관, 공군참모차장(중장), 미국 상·하원 의원 등이 참석해 성대하게 열린 것과 대조적이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의 필진 잔수 참르벨은 이달 초 칼럼에서 "터키 F-35 1호기 출고식은 한국과 달리 진짜 잔치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비행기가 터키 땅에 도착하기까지 F-35 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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