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성당·군산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 등 문화재 등록예고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문화재청은 1908년 대한제국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인 옛 군산세관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군산시 장미동에 자리한 옛 군산세관 본관은 옛 서울역사(1925년), 한국은행 본관(1912년)과 함께 당시 국내에 도입된 서양식 건축기법을 보여준다.
건축사적 가치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근대문화유산으로 1994년 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로 지정됐다.
건립 당시에는 감시계 청사, 감시 망루 등이 있었으나 본관과 창고만 남아 있다. 현재 관세청 소유인 본관은 호남관세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아울러 또 다른 군산 근대건축물 네 곳과 경북 칠곡 왜관성당 등 5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1904∼1978)가 1966년 설계한 왜관성당은 당시 대부분 성당보다 자유로운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신부가 직접 그린 설계도면이 남아 있는 점도 의미가 크다.
군산 옛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1932년 개인 주택으로 지어졌다가 유통업 관련 회사에 매입돼 활용되면서 물류, 유통 대표 기업과 관련된 역사를 품고 있다. 세부적인 표현 기법도 잘 남아 문화재로서 가치가 크다.
1940년 지상 2층으로 건립된 군산 옛 법원관사는 공공기관 건축물임에도 일본식과 서양식의 화려한 세부 표현 기법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후반 공공기관의 월명동 이전으로 나타난 군산 원도심 공간변화를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1935년 지어진 군산 옛 남조선전기주식회사는 일제강점기 소규모 전기 회사들의 합병과 광복 후 한국전력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보여준다. 모더니즘 경향의 외관과 계단실 등의 처리가 특징적이다.
군산의 유서 깊은 중국 음식점인 빈해원 건물은 근대기 군산에 정착한 화교 문화를 담고 있다. 1층과 2층이 하나로 뚫린 내부가 독특하며, 1965년 지어진 건물로서는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문화재청은 30일의 예고 기간 중에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과 문화재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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