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짜장 파티 날"…13년째 어르신 대접하는 중화요리집

입력 2018-06-22 11:38   수정 2018-12-26 16:54

"23일은 짜장 파티 날"…13년째 어르신 대접하는 중화요리집
옥천 청산장터 짜장나라 매달 자원봉사자 10여 명과 짜장 잔치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 청산면 장터 인근에 자리 잡은 중화요리집 짜장나라는 매월 23일마다 잔칫집으로 변신한다.



인근 어르신을 초청해 짜장면 파티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30㎡ 남짓한 식당은 오전 11시 무렵부터 어르신의 발길이 이어지고, 급식봉사를 하는 이웃들의 목소리가 보태져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거동이나 교통이 불편해 식당까지 찾아오지 못하는 어르신에게는 배달서비스도 이뤄진다.
식당 주인인 여동준(50)·장윤미(54) 씨 부부는 이날 하루 영업을 접고 어르신들을 챙긴다.
2006년 11월부터 13년째 이어지는 일이다.
이날 하루 무료로 제공되는 짜장면은 줄잡아 400그릇이다. 돈으로 따져 제법 부담 가는 액수지만, 한끼 식사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봉사를 멈출 수 없다.
여씨 부부의 짜장면 무료 대접은 짜장면을 처음 접하고 난감해하던 한 할머니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여씨는 "당시 짜장과 면을 비비지 않고 따로 드신 할머니께서 '난생처음 먹은 음식인데 맛이 기가 막히다"며 쌈짓돈을 꺼내시는 모습을 보면서 불현듯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떠올랐다"며 "그때부터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여씨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라이온스 클럽을 비롯해 면사무소, 적십자회 등에서 짜장면 배달을 돕는 등 자원봉사자들도 몰려들었다.
지금은 10여 명 넘는 자원봉사가 거들 때도 있다.
여씨는 "무료 급식 날은 우리 가게가 어르신 사랑방으로 변신한다"며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와 도와주는 분들 때문에 10년 넘게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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