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팔레스타인 독립국 설립 지지"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미국 백악관의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와 회동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이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과 쿠슈너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 협력뿐 아니라 테러리즘 대응,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일명 6일전쟁) 이전의 국경을 기반으로 한 '2국가 해법'에 따라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독립국을 세우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가 팔레스타인인들의 화해를 촉진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이집트가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관련국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발언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쿠슈너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에 대해 "중동 평화에서 기둥과 같은 국가"라고 칭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 보좌관은 미국 정부의 대중동 정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이집트 정보당국 간부가 배석했다.
앞서 쿠슈너 보좌관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지난 19일 요르단 암만에서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난 데 이어 20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
이들은 이스라엘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쿠슈너 보좌관은 이번 중동 방문에서 사우디 등의 국가에 가자지구의 경제 회복을 위한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안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작년 1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이 '평화 중재자'로서 역할을 포기했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대규모 유혈사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3월 30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이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반이스라엘 시위를 시작한 뒤 이스라엘군의 실탄 진압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약 130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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