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벼랑 끝' 한국, 멕시코와 '운명의 2차전'서 격돌

입력 2018-06-23 06:01  

[월드컵] '벼랑 끝' 한국, 멕시코와 '운명의 2차전'서 격돌
멕시코전은 조별리그 탈락 또는 16강행 불씨 살리기 갈림길
신태용호, 객관적 전력 열세 딛고 '그라운드 반란' 도전



(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축구 운명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호의 태극전사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16강 진출 불씨 살리기의 갈림길에서 아스텍 전사 후예들과 맞닥뜨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이날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할 예정이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 패배를 당한 한국은 멕시코에도 진다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의 길을 밟는다.
3시간 후 열리는 독일-스웨덴 간 경기에서 스웨덴이 최소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이 스웨덴을 꺾으면 마지막 3차전까지 생명이 연장된다.
신태용호가 꺼져가는 16강행 희망을 살리려면 멕시코전 승리가 절실하다.
독일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스웨덴을 꺾는다는 걸 전제로 한국이 멕시코전에서 승리하면 세 팀이 1승 1패로 동률이 된다. 한국으로서는 멕시코를 잡아야 독일과 최종 3차전에서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은 멕시코전 승리를 위해 배수의 진을 쳤지만 2차전 상대 멕시코는 한 수 위 실력을 자랑하는 북중미의 강호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로 한국(57위)보다 무려 33계단이 높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도 1위(6승 3무 1패)로 통과했고, 역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강자'로 통했다. 앞선 6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16강에 올랐을 정도로 조별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6승 2무 4패로 앞서있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1차전에서 만난 멕시코에 뼈아픈 1-3 역전패를 당한 '악연'이 있다.
당시 한국은 전반 27분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하석주가 3분 뒤 백태클로 퇴장을 당하고 나서 내리 세 골을 내줬다.



특히 멕시코 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콰우테목 블랑코가 양발 사이에 공을 끼우고 '개구리 점프'로 수비진을 괴롭혔던 건 한국 축구사에 굴욕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후배 태극전사들이 20년 만에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을 노린다.
신태용호의 플랜A 공격조합인 손흥민(토트넘)-황희찬(잘츠부르크)이 멕시코의 골문을 열 공격 쌍두마차로 나선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멕시코와 3차전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으로 활약했고, 권창훈(디종)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던 기분 좋은 경험이 있다.



'손-황 듀오'는 당시 맞대결 때 후반 추가시간 퇴장당했던 멕시코의 신성 이르빙 로사노(에인트호번)와 2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도 결정적인 한 방을 위해 조커로 대기한다. 좌우 날개에는 이승우(베로나)와 이재성(전북)이 맡고,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는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프리킥 달인' 정우영(빗셀 고베)이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전에서 수비적으로 뛰었던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대신 이승우를 전진 배치한 게 달라진 점이다.
스웨덴전 4-3-3 대신 4-4-2 전형으로 변화를 준다면 왼쪽부터 김민우(상주)-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이 늘어설 전망이다. 스웨덴전에서 선방했던 조현우(대구)가 멕시코전에도 주전 수문장으로 재신임을 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멕시코의 기세는 1차전 패배를 당한 한국을 압도한다.
멕시코는 1차전에서 독일을 꺾은 여세를 몰아 한국까지 잡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려고 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와 독일전 결승골 주인공인 로사노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 수비진 공략에 나선다.
또 거미손 골키퍼인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가 지키는 골문은 좀처럼 뚫기가 쉽지 않다.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와 우고 아얄라(티그레스)가 포진한 수비벽도 탄탄하다.
그러나 멕시코가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속공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옅어지는 수비진의 뒷공간을 발이 빠른 손흥민과 황희찬이 파고든다면 득점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신태용호가 20년 전 프랑스 월드컵 때 패배를 안긴 멕시코에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하며 2년 리우 올림픽 승리의 감동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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