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곽세연 연합인포맥스 기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전쟁 우려와 국제유가 급등이 어긋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2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19포인트(0.49%) 상승한 24,580.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12포인트(0.19%) 오른 2,754.88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13포인트(0.26%) 떨어진 7,692.82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까지 8일 연속 내려 최근 40년 동안 가장 긴 하락 기록인 9거래일 연속을 눈앞에 뒀던 다우 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다우 지수가 하락했다면 1978년 2월의 9거래일 연속 하락과 같아질 수 있었다.
이날 상승에도 다우는 이번 주 2%, S&P와 나스닥은 각각 0.9%, 0.7% 하락했다.
시장의 관심사인 미국과 중국 및 주요국의 무역전쟁 우려는 지속했지만, 산유국 회담 결과가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전날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각각 기자회견에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이날도 무역전쟁 긴장은 이어졌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자멸적이라면서 중국의 현대화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민은행이 이르면 다음 주 제한적(targeted) 지급준비율(지준율.RRR) 인하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은행을 대상으로 선택적 지준율 인하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단행키로 했다. EU의 보복 관세 대상은 철강을 비롯해 버번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피넛버터, 크랜베리, 오렌지 주스 등 28억 유로(약 3조6천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오랜 기간 미국에 적용되던 관세와 무역장벽이 분해돼 제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으로 오는 EU의 모든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다른 상품에 부과한 관세를 자동차 산업에까지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일각에서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고자 미국이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해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이 이날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하루 6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그동안 하루 100만 배럴로 증산 규모가 논의됐지만, 일부 산유국이 여건상 즉각 늘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실제 시장 공급량은 60만 배럴 정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산 규모가 예상보다 완만한 데다 증산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 8월물 가격은 3.4% 오른 75.55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6% 급등한 68.58달러에 거래됐다
이 영향으로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 에너지주가 2% 이상 오르며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
트럼프의 수입차 관세 부과 트윗 등으로 GM, 캐터필러, 보잉 등 해외사업이 많은 주식이 상승했다.
6월 미국 제조업 경기가 최근 7개월 동안 최저치를 보이는 등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지만, 분기로 보면 여전히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6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전월의 56.4에서 54.6으로 내렸다.
또 6월 미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6.8에서 56.5로 낮아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우려 속에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에밀리 로랜드 캐피탈 마켓 헤드는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경제 기초여건은 여전히 강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최근 하락이 완만한 것은 투자자들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기업과 소비자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면서 영향이 확대될 수 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며 "더 많은 협상이 있을 수 있어 여전히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94% 내린 13.77에서 거래됐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