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국기 문양 표현…동점골 넣은 자카도 알바니아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제르단 샤키리(27)는 극적인 역전골로 세르비아를 무너뜨리고 두 손을 겹쳐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들었다.
코소보에서 태어나 어릴 때 스위스에 이민 온 샤키리는 부모님에게서 알바니아계 혈통을 물려받았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 문양이다.
샤키리는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세르비아에 비수를 꽂은 역전 결승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샤키리가 펼친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는 상대가 세르비아였기에 의미심장하다.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분쟁으로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사이다.
세르비아의 일부이던 코소보에서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한 1998년에는 무차별 학살이 벌어지기도 했다.
샤키리의 세리머니에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키가 169㎝인 '단신 선수' 샤키리는 세르비아의 '장신 군단'에 막혀 고전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을 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45분, 샤키리는 중원에서부터 세르비아 골대까지 홀로 공을 몰고 나가는 '폭풍 질주'를 했다.
자신을 쫓아오던 세르비아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고 역전 결승골을 넣은 샤키리는 유니포 상의를 벗고 빗속에서 포효했다.
그리고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로 혈통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알프스의 메시' 별명 값을 톡톡히 해낸 샤키리는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앞서 0-1로 밀린 후반 7분 동점 골을 넣은 그라니트 자카(26)도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를 했다. 자카 역시 알바니아계 스위스인이다.
샤키리와 자카는 승리를 합작하고 필드 위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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