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ABC 방송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중도 하차한 로잔느 바(65) 없이 인기시트콤 '로잔느'의 후속편 '더 코너스'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할리우드리포터 등 미 연예매체들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잔느'는 1980∼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끈 동명의 시트콤을 20년 만에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3월 말 첫 방송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로잔느'는 미 일리노이 주에 사는 근로자 계층인 코너 가족의 일상을 그린 시트콤이다.
인기를 이끌어온 로잔느 아줌마 역의 로잔느 바는 지난달 말 트위터에 "무슬림 형제단과 혹성 탈출이 아기를 낳았다 = vj"라는 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vj'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밸러리 재럿의 이니셜이다.
로잔느 바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재럿의 출생 이력을 들춰내 유인원에 비유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로잔느 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최근 수년간 오바마 전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을 트위터에서 공격했다.
논란이 커지자 바는 "재럿의 정치와 외모에 대해 나쁜 농담을 해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ABC는 제작 중단을 밀어붙였다.
ABC 방송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재럿에게 전화해 사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거는 ABC 방송에서 내게 제기한 끔찍한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전화한 적이 없다"면서 논란에 가세하기도 했다.
ABC 방송은 후속으로 선보이는 '더 코너스'가 로잔느 바와는 어떤 관련도 없다고 못 박았다. ABC는 "로잔느 바는 재정적으로, 또는 창의적으로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이 시트콤은 미국 근로자 계층의 사랑과 양육, 경제적 압박, 갈등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잔느 바는 "'로잔느'에서 내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을 후회한다. '로잔느'에서 동고동락해온 200여 명의 스태프들이 계속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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