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숙원사업 해결 공 많다"…정계도 한목소리로 추모
(부여=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별세한 23일 그의 고향인 부여군을 비롯한 충남지역의 주민들은 깊은 애도를 표했다.
JP와 같은 규암면 외리에서 태어났다는 김모(67)씨는 "어릴 때부터 JP 얘기는 동네 어른들께 하도 많이 들어서 마치 이웃집 삼촌이 돌아가신 것 같다"며 "도로포장도 해주고 다리도 많이 놔 주는 등 지역을 위해 일을 많이 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부여 토박이 이재만(59)씨는 "지금 와서는 사람들이 JP가 한 게 뭐 있느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숙원사업 해결에 공이 많았다"며 "정치적 평가야 엇갈릴 수 있지만, 지역에서는 어쨌든 큰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계도 한목소리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현 부여군수 당선인은 "한국 현대 정치사의 큰 별이 졌다.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특히 고인 고향인 부여군민은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 기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서 JP가 총재로 지낼 때 부여군정을 책임졌던 유병돈 전 군수는 "한 달 전쯤 자택으로 찾아뵀을 때 반갑게 맞아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부여군민에겐 늘 꿈과 희망이셨던 분이 돌아가셔서 무척 안타깝다"고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도 인수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충청 대망론의 한 축을 이뤘지만, 제2인자라는 그의 삶이 충청에는 족쇄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우리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그의 별세를 도민과 함께 애도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종필 전 총리는 고향인 부여군 선산(외산면 반교리)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장지에 대한 뜻을 생전에 유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누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선산에는 김 전 총리의 아내 고 박영옥 여사의 묘소도 있다.
반교리 장찬순(64) 이장은 "(김 전 총리는) 아주 옛날에 큰아버지와 친구셨기도 할 만큼 저와 세대가 다른 분이기도 하다"며 "마을 주민으로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1926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에서 태어난 김 전 총리는 공주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주도하고, 그해 치러진 6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7·8·9·10·13·14·15·16대를 거치며 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정희 정권과 김대중 정부 시절 등 국무총리에 두 번 올랐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하고 총재를 지내면서 '충청의 맹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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